2018/6/23(토) 한국사람 끼리라서 좋더라 (54)

 

나는 일본 사람이나 러시아 사람에게 취조를 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 서빙고에 악명 높던 대공 분실에는 한국군의 정보 요원과 문관들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에 동족이 동족의 손에 우리말로 심문을 당하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조사관들 중에는 북에서 38선을 넘어왔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특별히 호감은 가지고 나를 대했다. 한번은 그가 내 귀에 대고 이렇게 말했다. “교수님, 별 죄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청와대에서는 묶어 넣으라고 야단이니 저도 답답합니다.” 그 말에 나는 많은 위로를 받았다. 내가 어느 날 밤에 지프차에 실려 서대문 구치소로 이송 되었을 때, 그 친구가 매우 섭섭한 표정을 지으며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 조사관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왜 그렇게 한밤중에 호송을 하느냐 하면 얼굴이 알려진 사람은 백주에 끌고 다니면 좋지 않은 소문이 날것을 우려해서 아무도 모르게 감옥에 처넣는 것이라고 한다. 감옥에 갈 각오는 이미 되어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 모든 절차가 조금도 두렵지 않았고 거북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서대문 구치소에 도착해서는 한 가지 당황스러운 일이 있었는데, 그것은 결코 나의 책임이 아니었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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