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6/22(금) 투쟁에도 방법은 있다 (53)

 

무턱대고 큰 소리만 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고 난관이 돌파 될 수도 없다.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인데, 그 순서를 바로 잡기 위하여 우선 계획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

유신 헌법 시행과 아울러 선포된 포고령에는 ‘유신 헌법에 반대 하는 자는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 한다’라는 조항이 들어 있었다. 그런 것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난 후에 나는 유신 헌법에 도전하려는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

나는 학생들 앞에서 유신 헌법은 민주적 헌법이 아니라고 강의 할 수밖에 없었다. 그 사실은 곧 당국에 보고가 되었다. 나는 단 한 번도 학생들을 향하여 “일어나라”라고 외친 일이 전혀 없었다. 그런 발언을 하면 내란 선동죄에 걸리게 되기 때문에 나 혼자 구속될 각오를 단단히 하고 박정희를 향해 단도직입적으로 나는 감옥에 가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던 것이다.

나는 이미 여러 번 중앙정보부 남산 지하실 신세를 진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결심을 하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은 아니었다. 수사 기관은 나를 붙잡아 우선 서빙고에 있는 악명 높은 대공 분실로 연행하여 한 일주일쯤 감금하고 심문을 계속 하였지만 죄목은 뚜렷하게 만들어 내지는 못하였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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