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13(수) 하극상이라더니 (44)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대드는 것을 “하극상”이라고 하는데, 그런 현상이 벌어지면 그 어느 사회나 조직의 질서는 무너지게 마련이다. 돌이켜 보면, 4.19가 터지기 이전과 그 이후가 사회적으로 심지어 학원가에서 조차 판이하게 달라진 것이 사실이었다.

연세대학교에 몸담고 있던 대부분의 교수들은 백낙준 총장을 존경하였을 뿐 아니라 두려워하였다. 백 총장은 그가 전공한 학문의 분야에서도 평가의 수준이 높고 사생활에도 흠잡을 데가 없어서 이미 한국 사회 전체에 이상적인 큰 어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어른에 대한 그 어떤 불만이나 반감이 쌓여왔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보기에는, 그런 열등감이나 잠재의식이 4.19 같은 정치적. 사회적 일대 혁신에 직면하여 표면화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학마다 벌어진 현상이기도 했지만, 이화 여자대학교 하나를 빼고는 전국의 대학에 비상이 걸렸다. “총장 물러가라”는 구호는 국립. 공립 대학 뿐 아니라, 사립대학으로 설립된 학원에도 교장. 총장을 나가라며 성토하는 학생들과 선생들의 목소리가 요란하였다.

특히, 사립학교에서는 재단의 이사장이 학교의 주인인데도 불구하고, 총장을 나가라고 외치는 것뿐 아니라 이사장도 물러나라고 야단법석이었기 때문에 편안한 학교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 교수들이 연세대학교 한 강의실에서 농성을 시작하고 농성장에도 그런 구호가 나붙게 되었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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