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08(금) 홍명희는 살고, 이태준은 죽고 (39)

 

벽초 홍명희는 대한제국 말에 태어난 3명의 천재 중에 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의 <임꺽정> 은 1928부터 1939년 초까지 조선일보에 장장 12년 동안 연재되었던 미완성 걸작이다. 홍명희는 자신을 로빈 후드나 ‘임꺽정’으로 착각하였던지 그 좋은 머리를 가지고 김일성에게로 가서 우리 문화에 무슨 큰 공헌을 했는지 나는 모른다. 홍명희는 김일성 밑에서 상당한 자리를 차지 하였고 천수를 누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딸 삼형제>의 저자인 이태준은 뒤늦게 ‘진보적 이념’을 발휘하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북으로 갔다고 전해 들었으나 자세한 경위는 아직도 잘 모르고 있다. 이태준은 처음 몇 해 동안 김일성 밑에서 어느 정도의 대접을 받은 것이 사실이지만, 차차 밀려나고 또 밀려나다가 뒤에는 어느 지방 신문사의 교정이나 맡아보는 한심한 신세가 되었다고 탁북한 사람이 전해주었다.

박헌영은 본디 공산주의자였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정부가 수립된 뒤에는 활동하기가 어려워져서 북으로 피신하였으나, 6.25의 책임을 혼자 덮어쓰고 김일성에게 총살을 당했다는 정보가 가장 유력하다.

국문학자 김원조는 자진해서 북으로 갔고, 시인 정지용은 북으로 끌려가서 고생을 많이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성분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김일성과 오래 일을 같이 할 수는 없었던 것 같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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