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28(월) 세상이 이렇게 바뀌었으니 (28)

 

우리 일행이 38선을 넘던 그 때가 농촌에서는 모내기가 끝날 무렵이어서 논에는 물이 가득하였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중에 논두렁길을 따라 남쪽으로, 남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우리들은 실족을 하면 논에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슴을 조이며 걷고 있었다. 그래도 논마다 때를 만난 개구리들은 요란하게 울어대고 있었고, 38선을 넘어야 하는 우리들의 마음은 초초하기 그지없었다.

얼마나 먼 길을 걸었는지 지금은 전혀 생각도 나지 않지만, 간신히 연천까지 가서 38선을 넘었을 때에는 먼동이 트고 새벽이 밝아오고 있었다. 긴장을 더해주는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밤새도록 강행군을 했는데, 어느덧 아침 해가 붉게 떠오르고 있었다. 드디어 우리가 38선을 넘어 탈북자들을 위한 수용소에 도달했을 때에는 더 이상 개구리의 노래 소리가 들리지도 않았다.

그 피난민 수용소에는 한국 경찰과 미군이 함께 일하고 있었는데, 월남한 탈북자 모두에게 사정없이 DDT를 뿌려댔다. 월남 인사들과 함께 온 이와 벼룩은 물론, 온갖 해충들을 몽땅 제거하는 방역 작업을 실시하던 광경이 오늘도 눈에 선하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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