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26(토) 가자! 남쪽으로 (26)

 

어떤 보이지 않는 손에 내가 휘감기는 듯한 느낌이 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김일성 밑에서는 우리 가족이 살기가 어렵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많은 친지들이 이미 평양을 떠나서 월남하였다는 소식도 들렸다. 내가 어머니를 모시고 허름한 옷차림으로 평양을 탈출하려고 기차역을 찾아간 것은 무더운 여름인 6월의 중순경이었다.

그 당시 월남하려는 탈북자들이 택하는 경로는 대개 경기도 청단을 거쳐 개성으로 가는 그 길이었지만, 그 노선에는 이미 소련군의 감시가 매우 심해졌다고 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안내자를 잘못 만나 돈과 목숨을 잃어버린 불상사가 비일비재라는 소문이 나돌아서 나는 원산을 거쳐 먼저 강원도 철원에 가서 서울로 가는 길을 모색하는 경로를 선택하게 되었다.

평양과 원산을 잇는 평원선을 타면 석왕사역을 지나게 되는데, '석왕사역'이라는 그 푯말을 차창으로 내다보면서 옛날 교과서에 실렸던 “내가 아버지를 모시고 석왕사에 간 것은 . . . ” 라고 시작하는 문장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이래저래 “명사십리”로 유명한 원산에 도달했을 때에는 이미 날이 저물어 기차 정거장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한 여관에 투숙할 수밖에 없었다.

김동길
Kimdonggill.com

 

 No.

Title

Name

Date

Hit

43

2018/06/12(화) 4.19가 터지다. (43)

김동길

2018.06.12

1473

42

2018/06/11(월) 서양사 조교수가 되어 (42)

김동길

2018.06.11

1468

41

2018/06/10(일) 미국의 경제 원조가 없었다면 (41)

김동길

2018.06.10

1362

40

2018/06/09(토) 대한민국이 탄생한 뒤 (40)

김동길

2018.06.09

1315

39

2018/06/08(금) 홍명희는 살고, 이태준은 죽고 (39)

김동길

2018.06.08

1389

38

2018/06/07(목) 언제까지, 아! 언제까지 (38)

김동길

2018.06.07

1518

37

2018/06/06(수) 나는 공산주의를 용납하지 않는다. (37)

김동길

2018.06.06

1550

36

2018/06/05(화) 나의 친구들 (36)

김동길

2018.06.05

1521

35

2018/06/04(월) 부산 교원대학장 사택에서 (35)

김동길

2018.06.04

1609

34

2018/06/03(일) 내 친구 장가 갈 때 (34)

김동길

2018.06.03

1399

33

2018/06/02(토) 권투 국가 대표 선수와도 싸웠다 (33)

김동길

2018.06.02

1290

32

2018/06/01(금) 목사의 아들과 광산업자의 아들 (32)

김동길

2018.06.01

1354

[이전] [1]2[3][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