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15(화) 내 꿈은 여기서 좌절되는가? (15)

 

나는 남녀 학생이 30명쯤 되는 3학년 담임선생이 되었는데, 그 반에 체격도 좋고 잘 생긴 학생이 한 명 있었다. 그 학생에게 “네 나이가 몇이냐?”고 물었더니 이 학생의 나이가 나와 똑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둘이 다 1928년 출생, 18살 학생과 18살 선생의 맞대결, 그러나 신분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었다. 그 학생은 영유골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었는데, 벌써 장가를 들어 애 아버지가 되었다는 말도 들었지만 캐묻지는 않았다. 그는 스승인 나에게는 매우 고분고분한 학생이었다.

3학년은 한 반 뿐이었는데, 본 교사에는 교실이 부족하여 거기서 한참 떨어진 곳에 있는 이화정이라는 건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되었다. 얼마 뒤에 어머니가 내 여동생 옥영이를 다리고 오셔서 잘사는 집 방 한 칸을 얻어 살림을 해주시면서 학교 선생님인 아들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펴 주셨다. 학교에서 다달이 받는 월급봉투로 생활은 해나갈 수 있었다.

아버님은 여전히 멀리 계셨고, 어머니는 이제 하나 남은 아들을 위해 최선을 다 하셨다. 2. 3 년 뒤에는 나도 군대에 가야하는데 시골에서 선생노릇 하다가 이렇게 끝나고 마는 것인가 하는 적막한 생각이 나를 우울하게 만드는 때도 있었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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