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16(목)장수가 과연 축복인가(1160)

 

장수가 과연 축복인가

    오랜 세월을 두고 동양에서는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축복으로  다섯 가지를 언급하는데 그중 첫 째는 오래 사는 것이다. 하기야 회갑이 되기도 전에 세상을 떠나야만 했던 우리 조상들의 짧았던 삶을 생각하면 장수가 그들의 꿈이었다는 사실이 조금도 놀랍지 않다.

    이 시대는 이 시대를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백 세 시대가 되었다고 자랑하고 있지만 사실상 백 세까지 사는 사람은 아직 얼마 되지 않는다. 출생 신고를 한 지가 백 년이 되었다는 사람을 만나기는 어렵다. 그러나 사회의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하여 사람이 태어나 백 세까지는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나도 안다. 평균 수명이 채 사십도 되지 않고 육십 회갑을 맞이하던 시대에 비하면 정말 놀라운 일이다.

     어려서부터 영양이 많이 좋아졌고 개개인의 보건 상태도 눈부시게 발전하여 오래 사는 일이 그렇게 힘이 드는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장수가 과연 축복인가라고 물으면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 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나 또한 구십이 넘도록 살았으니 장수하는 현대인인 것은 사실인데 영양이 안 좋고 위생시설이 엉망이던 옛날에 비해 현대인은 축복을 받았다는 생각을 우선하게는 되지만 장수가 과연 축복이라 생각하십니까?”라고 누가 내게 묻는다해도  당장 대답을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옛날에는 조상들의 수명이 매우 짧았기 때문에 시집 장가를 일찍 보낼 수밖에 없었고 회갑이 되기까지 사는 노인을 만나기도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요새는 백 세 시대를 주장하면서 마치 백 세를 사는 일이 따 놓은 당상으로 잘못  여기는 듯한데 구체적인 통계를 보면 아직도  '평균수명 백 세 시대'라 운운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든다.  그 시대를 맞이하려면 그 시대가 되었을 때 우리는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답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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