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11(토)철학을 한다는 것은(1156)

 

철학을 한다는 것은

    모든 인간이 공유하는 시간 자체는 시작도 모르고 끝도 모른다. 바꾸어 말하자면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 이 사실은 증명할 수도 없고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도 없다. 두뇌가 뛰어난 인간들 중에 시간의 영원함을 지적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우수한 머리를 가진 철학자들이었다. 철학자란 멋대로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다. 깊이 생각할 뿐 아니라 생각의 체계를 마련하는 사람이다. 인간 중에 우수한 머리를 가진 사람들은 우선 철학을 한다. 철학을 한다는 말은 생각을 한다는 말과 다름없다.

    시간이 영원하다는 사실 때문에 인간에게는 할 일이 무척 많아졌다. 사람은 어제만 문제 삼아선 안 된다. 오늘만 문제 삼아서도 안 된다. 사람만은 내일을 생각하며 깊이 있고 신중하게 살아가야 한다. 시간의 영원함을 깨달은 사람은 인간의 사고에 있어 매우 높은 고지 하나를 점령한 셈이다. 오늘 인간의 현실은 괴롭다. 그렇지만 시간은 영원한 것이라고 믿는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역사의 가는 길에 조그마한 보탬을 줄 수가 있는 것이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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