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09(목)사서 하는 고생(1154)

 

사서 하는 고생

    정치가 지금보다 훨씬 잘못 되었고 생산도 분배도 넉넉하지 못 하였던 시대를 다 살고 난 사람은 그런 눈을 가지고 우리의 현실을 본다. 현대에도 근검절약하는 사람들이 눈에 띠지만 대부분의 한국인은 풍부한 시대를 사는데 익숙하여 물자를 아끼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일단 국가가 위기에 처하면 평소 해오던 방식으로 대응해 나갈 수는 없다.

    가령 전쟁이라도 터지면 우리는 생활필수품도 구하기 어려운 나라가 되어버린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서 여러 가지 전쟁을 다 겪고 아직 살아남은 사람의 입장은 "전쟁처럼 큰 낭비는 없다"이다.  나도 일본 제국주의가 시작한 전쟁을 경험하였고, 마침내 일본 제국주의가 패망하는 꼴도 보았다. 아마 일본이 미국에 무조건 항복하지 않았다면 나라를 잃었던 대한민국이 나라를 되찾는 일은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여러 차례 전쟁을 겪었기 때문에 나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 전쟁이 터지지 않기를 바라고 우리나라가 그런 전쟁에 휘말리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국가의 운명을 몇 사람이 정하는 것이 아니므로 그런 것을 개인이 원하는 대로 끌고 나가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 국민이 죽을 애를 써야 살아남는 전쟁을 '필요악'이라고 하면서 국민을 자꾸 그 길로 몰아댄다. 그 결과 우리는 불행한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 나는 모든 평화주의자와 함께 무슨 일이 있어도 전쟁에 뛰어들지 말자고 권면하고 있다. 전쟁처럼 무서운 고생은 없다. 사서 하는 고생이다. 전쟁이 끝나고 무슨 좋은 일이 생긴 적이 있는가. 없다.

    사람들이 좀 더 지혜롭게 되기에는 아직도 연륜이 부족한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전쟁에는 휘말려 들어가지 말아야 우리는 행복에 근접해질 수 있다. 어떤 일이라도 잘못되기 시작할 적에 한 나라의 법은 국민을 바로잡아 정신을 차리게 해야 된다. 그러나 그런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나도 안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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