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19(월)구십이자술 77(종교를 비웃지 말라)

 

종교를 비웃지 말라

    우리가 종교란 이름으로 받아들인 많은 것들 중에는 발전하는 과학의 심판을 받아 미신으로 치부되면서 자취를 감춘 신앙이 적지 않다. 사실 종교 생활의 틀을 마련하고 땅도 사고 집도 짓고 교리도 만들어 종교의 지도자로 밥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 그 조직의 폐해를 지적받고 순순히 고쳐나가기는 어렵다. 고치기보다는 저항하는 일이 앞설 것이다. 한 인간이 태어나서 회갑이 될 때까지 살았다든가 혹은 70, 80을 넘어설 때까지 살았다고 하면 자연히 하고 싶은 얘기가 많을 것이다.

    사람은 종교 없이도 살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사람이 종교 없이 하루를 살기는 어렵다. 형식의 문제가 아니라 내용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침밥을 먹고 학교 가는 아이들을 위해 부모는 기도한다. 그 아이가 무사히 집에 돌아올 때까지 부모의 마음 속 기도는 계속 이루어진다. 아이와 함께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부모는 반드시 아무 탈 없이 자고 일어나기를 간구하게 된다. 또한 국방의 의무가 있는 나라에서 종교가 있건 없건 군대에 가는 아들을 위해 기도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

    종교행사에 비과학적인 터무니없는 것들이 끼어드는 관례가 없지는 않지만 인간의 삶의 하루하루는 기도가 있어야 제대로 굴러간다. 사람은 마치 종교 없이 살 수 있는 동물인 것처럼 떠드는 사람들이 많지만 인간의 삶을 곰곰이 들여다보면 종교적 행위가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것이 호모사피엔스라는 사실을 감지하게 된다.

    불교도 아니고 유교, 천주교, 개신교도 아닌 사람이 위급한 처지에서 의지할 수 있는 상대는 하나님밖에 없다. 하나님이 도와주실 거라는 믿음이 없이는 사람이 마음 놓고 살 수가 없다. 종교의 궁극적 가르침은 네 이웃을 사랑하기를 내 몸과 같이 하라는 한마디이다. 사람을 종교적 동물이라 부르는 까닭은 사람의 마음속에 그런 욕망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저한 무신론자를 가장 똑똑한 사람인 줄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절대자의 존재를 부인한다는 것은 가장 이치에 벗어난 일이고 그 자체가 인간의 삶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스스로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종교를 비웃는다. 종교를 비웃다보면 맨 끝에 가서는 자기 자신을 비웃을 수밖에 없다.

    노인이 되어 한번 인생을 살아보라. 신앙은 빼고 생각한다. 보통 노인은 죽는 날밖에는 기다릴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하는데 죽는 날만을 기다리는 인간이 건강한 인간이라 할 수 있는가? 그런 인간은 내가 보기에는 타락한 인간이다. 나는 이제 90이 넘은 노인이 되어 후배들에게 미리 일러준다. “늙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 부디 교만한 생각을 거두고 매우 겸허한 자세로 오늘 하루를 살라. 그렇게 하지 않고는 삶의 의미를 찾을 길이 없다.

 

김동길

Kim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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