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16(금)누구를 믿고 살아야 하나(1108)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하나

    농경사회에는 가족만 있었지 사람이 늙어 자기의 노후를 의지할 만한 사회적 기구는 전혀 없었다. 어진 며느리가 있어서 늙은 시아버지를 돌볼 경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며느리의 동정에 말년을 의지하고 산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나이가 80을 넘어 90이 다 된 노인을 돌보아 줄 식구가 있는 사람은 드물다. 이래저래 현대사회에 있어 노년은 슬픈 세월이다. 노후를 아들딸에게 의지하고 사는 친구는 요새 보기가 드물다. 오히려 그런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고 사회에 마련되어 있는 시설에 몸을 맡기고 근근이 살아가는 친구들을 더러 보게 된다. 우리사회의 그런 참혹한 그늘을 보면 장수는 축복이 아니라 오히려 저주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늙은 부모를 돌보는 아들딸을 기대할 수 없는 시대에 지금 살고 있다. 나는 현대사회의 지각 있는 사람들이 앞으로는 장수하는 사람들을 칭찬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크나 적으나 사회에 공헌할 만한 일거리는 없는데 의식주의 문제는 해결해야 하니 노인이 되어 그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한동안 무병장수는 계속 자랑스러운 가치로 여겨질 테지만 그런 노년은 앞으로도 있을 수 없다.

    장수에 아무런 의미도, 아무런 가치도 찾을 수가 없다. 늙은 부모가 오래 살아주기를 바라는 것은 아들딸의 소망이지만 살아서 할 일이 뚜렷지 않다면 장수가 어찌 축복이 되겠는가. 나는 빠른 시일 내에 인생의 재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믿는다. 앞으로 짧은 시간 안에 우리는 우리 사회를 좀 정직하게 만들어야겠다. 백 세 시대를 운운하는 사람은 따지고 보면 인생을 모르는 사람이다. 백 세 까지 살기도 어렵지만 백 세를 넘겨 살아야 하는 인생의 고통은 어찌할 것인가. 모두가 허심탄회하게 인간의 삶과 죽음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인생의 기쁨을 오래 사는 사실에서 찾는다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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