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14(화)떳떳하게 사는 길(1106)

 

떳떳하게 사는 길

    나는 한평생 혼자 살다가 노년을 맞이한 사실을 후회하지 않는다. 아들도 없고 딸도 없으므로 아이들 때문에 자존심이 상할 일도 전혀 없다. 부모는 자기가 낳은 아들이나 딸에 대한 관심이 모두 비상하다. 그래서 못생긴 아이들도 이 험악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는 지도 모른다. 자기의 아들이나 딸에 대한 편견이 전혀 없는 아버지는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살아남았는 지도 모른다. 그들의 아버지가 인격이 아무리 고매하다 하여도 자기의 아들딸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는 쉬운 일은 아니다. 어찌보면 부모의 편견 때문에 아이들은 편하게 자라는 것이다

   세대의 신학과에 교수이던 유명한 분의 아들이 그 신학과에 다녔는데 마침 내 친구가 강의하는 과목 하나를 선택한 적이 있었다. 그분은 당신 아들의 성적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들의 성적이 나쁠까봐 무척 고민을 하고 있었던 사실을 지금도 기억한다. 그 유명한 신학교수는 학식은 물론 인품도 뛰어난 분이어서 모두의 존경을 받는 분이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에는 그렇지 않을 것 같은데 그분도 자기 아들의 성적이 나쁠까봐 전전긍긍 하고 있었던 광경이 잊히지 않는다.

    오래 전 이야기지만 어느 유명한 여자대학의 총장이 입학시험 때가 되면 그 학교에 시험을 보는 딸이 있는 교수들에게 그 사실을 숨기지 말도록 당부한 적이 있었다. 그 총장은 교수의 딸들이 다소 성적은 부족해도 모두 다 자기 책임하에 입학을 허락하였다고 한다. 당시에는 가능하기도 한 일이었다. 딸 가진 교수가 자기 딸이 불합격되면 대학의 아이들을 신나게 가르치기는 어렵다는 논리였다.

      아들딸을 가진 사람은 떳떳하게 살기가 어렵다. 따지고 보면 떳떳하게 사는 길은 혼자 사는 길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떳떳하게 살기 위해 혼자 산다. 그러나 이 말은 내가 잘났다는 말이 아니다. 떳떳하게 사는 게 밖으로 보기에는 좋을 지 모르나 내용은 없다. 이 나이가 되어 반성한다. 스스로 교만에 빠져 아무에게도 굽히지 않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도 잘못이다. 막상 아이가 공부를 못하거나 말썽을 피우면 나도 담임선생을 찾아가 볼 수밖에 없을 것만 같다 아이들 때문에 부모는 담임선생께 사과도 해야 한다. 아이들의 잘못은 부모도 용감하게 지고 가고 싶어 하는 게 사실 아닌가. 나는 요새 떳떳하게 사는 일에는 별 관심이 없고 눈물겹게 사는 광경이 나를 또 한번 울린다. 사랑이 있는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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