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11(일)누구를 위하여 나는 사는가(1104)

 

누구를 위해 나는 사는가

    생명이 하나 지구상에 태어나는 경로를 더듬어 보면 복잡하기도 하고 희한하기도 하다. 인간은 자기가 이 지구상에 태어나게 된 경위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인류 전체의 조상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사랑으로 말미암아 시작이 되었을 것인데 그 내용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사는 개인은 한 사람도 없다. 우리들의 조상이 에덴동산과 같은 낙원에 태어났다는 말을 다 믿을 수는 없지만 그렇게 하여 우리 자신의 삶이 시작된 사실은 부인할 길은 없다. 인류가 이 지구상에 나타난 때가 정확지는 않지만 인간의 모든 과학적 지식을 총동원하여 측정해볼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러한 인간의 판단이 정확하다고 고집할 길은 없다.

    어떤 사람들은 이 세상에 태어난 사실을 원망스럽게 평가하며 매우 괴롭다고 탄식하고 있지만 사람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도리가 없으니 주어진 사실을 공손하게 받아들이고 조용히 사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누가 뭐라고 해도 생명의 탄생은 한 여자와 한 남자의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다. 아담과 이브가 서로 사랑하지 않았다면 인류의 역사는 없다. 그러한 사랑이 모든 남녀에게 다 가능한 것도 아니다. 인생 자체를 관심 있게 들여다보면 모를 일이 무척 많아서 무슨 말을 하기도 어렵다.

    우리는 헤아릴 수 없는 시간 속에서 헤아릴 수 없는 공간을 느끼면서 이 지구상에 살고 있다. “시간이란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오늘이 “2021년의 점심 때라는 말 정도는 할 수가 있지만 그보다 더 깊이 들어가기는 어렵다. 한편 우리와 가까운 사람이 어떤 자리에서 당신은 누구를 위하여 삽니까?”라고 물어도 사실상 할 말이 없다. 그 질문 자체가 신비롭기 때문이다.

    우수한 머리를 가진 사람들이 지구상에 태어나 살면서 시간의 영원함을 일러주었고 공간의 무한함을 또한 깨닫게 하여 주었다. 그 두 가지 사실 때문에 우리는 인간의 생존의 신비를 더욱 모르고 산다고 할 수밖에 없다. 영국 시인 테니슨이 마지막 남긴 시에서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넘어, 파도는 나를 멀리 싣고 갈지나라고 한마디 하였지만 그 시인의 깊은 생각을 보통 사람들이 다 헤아릴 수는 없고 이렇게 왔다 이렇게 가는 것을이라고 세익스피어도 한마디 탄식하지 않았는가. 허무하다면 허무한 것이지만 인간의 생존처럼 복잡한 일은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여기까지만 생각을 해 봐도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또한 불가능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언제까지 되풀이 될 지는 모르지만 앞으로도 인류는 계속 태어날 것이다. 그렇게 태어나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당신은 누구를 위하여 태어났어요?”라고 물을 때 그가 정답을 줄 수 있다고는 믿지 않는다. 인간의 탄생, 인간의 생존 자체가 수수께끼 같은 것인데 당신은 누구를 위하여 사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더욱 더 찾기가 어렵지 않겠는가. 그리하여 인간의 삶은 더욱 더 신비로운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들의 삶은 탄생부터 자기 자신이 만든 삶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인생을 사는 겸허한 자세일 뿐이다. 아무 것도 모르면서 아는 척 하는 것은 죄악이다.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고 스스로 반성해 보아야 한다. 우리가 스스로 던질 수 있는 의문은 두 가지 뿐이다. “나는 누구인가또 하나 는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정답을 얻기는 어렵지만 그 질문에 대답을 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인생은 아무런 가치도 없다. 우리들에게 지구상에서의 비록 짧은 삶이기는 하나 그 삶이 약속되어 있다는 건 고마운 일이다.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 - 줄곧 이 질문을 던지면서 겸허한 자세로 끝까지 갈 것이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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