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09(금)왜 사냐고 묻거든(1102)

 

왜 사냐고 묻거든

    그런 질문을 스스로 하고 대답해 본 시인이 있었다. 그러나 월파는 스스로 던진 그 질문에 대답하려 하지 않고 한마디만 남겼다. “왜 사냐건, 웃지요”. 월파 김상용의 시집 <망향>에 수록된 <남으로 창을 내겠소>라는 시 한 편에 나오는 마지막 구절인데 엄밀히 말하면 그건 대답이 될 수는 없다고 본다. 정확히 하자면 그런 질문에 대해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사람은 태어날 때 목적의식을 가지고 이 세상에 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모가 생명을 탄생케 하여 어떤 이의 아들로 딸로 태어난 것뿐이다. 인간은 나면서부터 삶의 의미를 따져본다.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 나는 살아서 무슨 일을 해야 하는가.

    철이 들면서 차차 생각해 보니 산다는 것은 여간 복잡한 것이 아니다. 우선 세 끼는 아니어도 두 끼는 먹어야 산다. 배가 고픈 사람들을 모아놓고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배가 고픈 사람은 무슨 일을 하려는 의욕보다는 배고프다는 느낌 하나만을 가지고 살게 되지 않겠는가.

    이 지구상에 태어난 모든 인간은 부모나 또는 스승으로부터 사명감을 물려받아야 한다. 자기가 원해서 이 세상에 온 것이 아닌데 새삼스레 무슨 사명을 운운할 수 있겠는가마는 사명 없이 사는 사람처럼 불행한 것은 없다. 애를 써서 먹을 것을 구하여 굶주림에서 벗어난다 하여도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한 삶이 되겠는가. 모든 동물이 다 그런 거 아닌가. 그러므로 사람은 먹는 데에만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 그러나 목숨을 유지하기 위하여 우리는 먹어야 한다. 사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오장육부를 건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 먹는 것이지 무언가를 먹는다고 특별한 일이 생기는 건 아니지 않은가.

    부모로부터는 농사짓는 기술밖에 배운 게 없던 우리 선조들도 서당에 아이들을 모아놓고 글을 가르치는 훈장을 통하여 삶의 의미를 교육받아 온 게 사실이다. 인간에게는 정신적 자아와 동물적 자아가 있다. 세 끼 밥만 먹으면 누구나 살 수는 있다. 그러나 산다는 자체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아무생각도 없이 아무 하는 일 없이 살기만 하면 뭐 하는가.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매일 사람이 사는 가치에 대해 배우고 익히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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