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27(일)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1092)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이 없다는 주장을 가지고 오늘까지 살아온 건 사실이다. 그러나 만일에 어떤 사나이가 형수를 사랑한다면 그것만은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가 없다. 마음 깊은 곳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자기만 알고 자기만 고민하고 그런 이유 때문에 시인이 되기도 하고 예술가가 되기도 한다.

    형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런 사람은 그 사실 하나를 비밀로 삼고 한평생을 살아야 한다. 어떤 사나이가 형수를 사랑한다고 할 때 그것을 하나의 비밀로 자기 가슴 속에 간직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알린다면 형수 댁의 행복은 산산조각이 나는 것이다. 형수를 사모하는 그 사나이가 그 한 가지를 절대 비밀로 하고 한평생 한마디 언급도 안 하고 살아간다고 할 때 그의 삶에는 그만한 예술이 있는 것이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 할 사랑, 그런 사랑을 간직하고 사는 사람, 주변에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기 위하여 그 사랑을 자기자신의 마음속에만 깊숙이 간직하고 사는 사람 - 그것이 곧 예술이요, 시가 아니겠는가.

    질서에 대한 아무런 두려움도 없이 제멋대로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내가 보기엔 부도덕한 사람이다. 사람의 일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질서이다. 형수는 형수의 자리를 지킬 수 있게 해 주어야 인간다운 삶이 된다. 자기만 좋으면 그만인가. 그 사실을 형이 알면 얼마나 분노하겠는가. 형수를 사랑하는 그 사람을 나무라지 않는다. 그러나 그 사랑만은 영원히 비밀로 해야 그 집안의 평화와 번영이 가능한 거 아닌가. 질서부터 무너뜨리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기가 어렵다. “나만 좋으면 그만이다라는 한마디는 도덕과 윤리를 벗어버린 한 인간의 교양 없는 모습이다. 우리가 피차에 행복을 누릴 수 있기 위해서는 먼저 질서를 존중해야만 한다. 남동생이 자기 아내를 사랑하는 걸 알고 형이 그 동생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가지겠는가. 그 집안의 행복은 그 사실 하나로 다 무너지고 그 무질서 속에서 모두 고생스러운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가능한한 질서를 존중해야지 질서를 무시하고 인간의 행복은 어렵다.

    교육이란 무엇인가? 그 행복을 간직하기 위하여 질서를 존중한다고 우리는 후배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형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다. 그것은 일생일대 가장 큰 비밀이다. 그 사실을 털어놓지 않고 고민해야 예술이 있다. 예술은 질서를 존중하고 또 존중하다가 어쩔 수 없이 그 질서를 무너뜨리게 될 때에만 가능한 것이지 마음대로 질서를 좌지우지 하는 사람은 예술을 창조할 능력이 없다. 질서를 존중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남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김동길

Kimdonggill.com

 

 No.

Title

Name

Date

Hit

1249

2021/08/16(월)구십이자술 81 (사랑하며 살자)

김동길

2021.08.16

1231

1248

2021/08/15(일) 한국은 무엇으로 (1134)

김동길

2021.08.15

1231

1247

2021/08/14(거짓말 안 하기 운동)(1133)

김동길

2021.08.14

1185

1246

2021/08/13(금)노병이 사라질 때(1132)

김동길

2021.08.13

1202

1245

2021/08/12(목)구십 대에 느낀 것 2 (1131)

김동길

2021.08.12

1228

1244

2021/08/11(수)구십 대에 느낀 것 1 (1130)

김동길

2021.08.11

1210

1243

2021/08/10(화)사십 대에 느낀 것(1129)

김동길

2021.08.10

1228

1242

2021/08/09(월)구십이자술 80 (평화는 불가능한 꿈인가)

김동길

2021.08.09

1197

1241

2021/08/08(일)자연인은 어디에 3 (1128)

김동길

2021.08.08

1220

1240

2021/08/07(토)자연인은 어디에 2 (1127)

김동길

2021.08.07

1185

1239

2021/08/06(금)자연인은 어디에 1 (1126)

김동길

2021.08.06

1246

1238

2021/08/05(목)세월이 하 수상하니 2 (1125)

김동길

2021.08.05

1209

[이전] [1][2][3]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