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20(일)아직은 때가 아닌데(1086)

 

아직은 때가 아닌데

    (그리스인 조르바) 등 세상을 감동시킨 몇 권의 책을 펴낸 카잔차키스(Kazantzakis)라는 작가가 쓴 글 중에 이런 것이 있었다. 그는 자기가 한 일 가운데 어떤 일 하나를 매우 가슴 아프게 회상한다고 하였는데 그 내용에 전혀 놀라지 않을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카잔차키스는  어느날 번데기에서 나와 막 날개를 펴고 나비가 되려는 번데기의 노력을 발견하고 번데기의 힘이 모자라 아직도 나비가 되어 날지 못 하는 그 신세를 불쌍하게 여겨 번데기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따뜻한 입김을 계속 불어 넣어주는 어떤 사람을 보았는데 카잔차키스도 같이 돕게 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동물에 대한 조그만 양심밖에 갖지 못 한 사람도 그만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참 계속해서 뜨거운 입김을 그 번데기에 끝없이 보내주었더니 드디어 날개를 활짝 펴고 나비가 되어 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니 그 번데기를 돕기 위해 끝없이 입김을 보내준 그 사나이는 얼마나 감동했겠는가.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그렇게 해서 나온 나비는 얼마 날아가다가 힘이 부족해 도중에 떨어져 죽고 말았다는 것이다.

    저자 카잔차키스가 그 사실을 매우 죄송하게 생각하였다. 만일 자기가 그런 주제넘은 짓을 안 하고 나비가 제 힘으로 헤치고 나올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면 성숙한 나비가 되어 날아갈 수도 있었다. 공연히 돕는다 해서 때 아닌 출격을 하였건만 얼마 날아갔다가 그만 기운이 모자라 떨어져 죽은 사실 때문에 카찬차키스는  양심에 엄청난 괴로움을 느꼈다는 것이다.

    요새 세상을 둘러보면 뜻하지 않은 곳에서 뜻하지 않았던 젊은이들이 쏟아져 나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보겠다고 한다. 나는 그들을 향해 만들어보지 말라고 훈계하려는 것은 아니다. 매우 젊은 사람이 오늘 한국의 어떤 정당의 대표가 되어 국민이 만든 우상 아닌 우상, 윤석열을 두고 아마추어 티가 난다라고 한마디 하였다는 말에 나는 크게 실망하였다. 그 당의 그 젊은 당수는 젊었건 늙었건 당수가 될 자격이 없다. 그런 사람이 당수 자리에 있는 것은 그 당을 위해 불행한 일이다.

    윤석열이 누구인가. 국민이 국민의 힘으로 국민을 위해 스스로 만들어 놓은 우상이다. 그 우상이 우리에겐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 우상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말 못 할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가진다. 윤석열은 이준석을 비롯하여 그 당의 젊은 당원들이 만들어놓은 인물이 아니다. 국민이 필요해서 만들어놓은 국민의 우상이다. 역사는 우상숭배로 나갈 수밖에 없는 때가 있다. 희망을 둘 곳이 전혀 없을 때가 그렇다. 만일 그 당에 젊은 당대표가 나와서 그런 꿈을 깨고 그런 우상을 헐어버리면 남는 것이 무엇인가. 아무 것도 없다.

    시기상조로 등장한 새로운 세력이 때를 기다리는 지혜가 없어 제 구실을 못 하고 추락하는 광경은 역사에 비일비재였다고 할 수 있다. 젊은이들 중에 은인자중하여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미덕을 가진 젊은이들이 있으면 좋을 것이고 없어도 할 말은 없다. 만일 이준석이 새롭게 당의 대표가 되어 윤석열을 가지고는 안 된다는 결론을  쉽게 내리면 그 당은 그것으로 무너지는 것이다. ? 오늘 그 당을 이끌고 나간다는 젊은 친구들이 윤석열이라는 우상이 왜 탄생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이끌고 천하를 통일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이야말로 말을 조심해야 한다. 무턱대고 생각 없이 한마디씩 해서 사람들을 못살게 하면 자기자신도 오래 살아남기 어렵다. 그런 사실들을 분명히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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