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10(목)노병은 죽지 않는다(1077)

 

노병은 죽지 않는다

    현대인은 대개 65세 쯤 되면 하던 일을 그만두고 은퇴하게 마련인데 나도 그 쯤에 정년퇴직 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나는 정년을 넘어 30년 가까이 더 노병으로서 활약해온 셈이다.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하여 독재자와 맞서고 군사정권에 대들던 그때부터 나는 노병을 자초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영어에 이런 속담이 있다. “Old soldier never die; they just fade away”. 바꾸어 말하자면 늙은 병사는 죽지 않고 살아 있어서 다만 소리없이 사라질 뿐이라는 뜻인데 나처럼 오래오래 노병으로 있으면서 노병답게 살아온 사람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나는 그런대로 메시지 하나를 들고 대한민국의 동포 여러분을 상대하였다. 내가 가진 상식이나 내게 있는 역사의식에 비추어볼 때 대한민국이 나가야 할 길은 명백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북의 인민공화국에는 정치가 없다. 정치란 국민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인데 김일성이 만든 북한의 인민공화국에는 정치가 있을 수 없다. 다만 상부의 명령이 있고 마땅히 그 명령대로 해야 할 일반 국민이 있을 뿐이다. 그런 정치체계에서는 국민이 무슨 생각을 하는 게 그리 중요하지 않다. 위에서 하라는 대로만 하면 된다. 슬픈 척 하라고 하면 슬픈 척 하고 기쁜 척 하라면 기쁜 척 하면 된다. 누구를 위하여? 절대 권력을 장악한 사람을 위하여.

    내가 오천 년 역사에 처음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대한민국에 태어나 자유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것은 사실이다. 일제하에는 물론 그 이전을 포함하여 반만 년 역사에 국민의 자유가 문제가 된 적이 언제 있었더냐. 김일성의 독재는 포악한 왕정의 횡포보다 더 질이 나쁜 것이었고 권력자의 마음에 맞지 않으면 사람의 생명을 파리 목숨처럼 가볍게 여겼다. 

    그래도 나는 한 시대를 살면서 민주주의를 공부했고 대한민국이 반드시 그 길로 나가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여기까지 온 것이다. 나는 대한민국의 자유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하여 군사정권과도 맞서서 나름대로 오랜 싸움을 하였고 15년 징역을 살라는 법정의 판결을 받고 안양 교도소에 끌려가 복역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하늘로부터 물려받은 사명이 하나 있다. 나의 조국인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나는 어떤 희생이라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신념은 오늘도 살아있다. 본디 백낙준 박사가 나를 연세대학에 총장을 시키려는 뜻이 있어서 나를 유학 시켰고 연세대학에서 가르치게도 만들었다. 그러나 나는 그런 길과는 멀리 떨어져 오직 자유민주주의의 노병이 되어 이 길을 걷고 있다. 나는 죽는 날까지 노병인 사실에 만족할 것이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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