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07(월)구십이자술 71(서력기원)

 

서력 기원

     '서기'라는 낱말을 붙이지 않더라도 금년은 2021년으로 통한다. 옛날에 불교를 국교로 삼은 나라에서는 '불기'를 썼고 일본은 '황기', 한국은 '단기'를 썼던 게 사실이지만 현대에 이르러서는 이러한 기원은 별로 쓰이지가 않고 있고 예수가 탄생하였다고 믿어지는, 비록 정확한 연대는 아니지만, 2021년 전을 기원 원년으로 삼아 거의 모든 나라들이 '서기'를 보편적으로 쓰게 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예수가 탄생하기 이전은 기원전이 되는 셈이다.

     역사가 그렇게 방향을 잡았기 때문에 미래에 새로운 정치 세력이 등장하여 서력기원을 포기하고 다른 기원을 새로 쓰기 시작하자고 주장해도 그것은 뜻대로 되기가 어렵다. 앞으로는 계속 서기만이 쓰이게 될 것으로 나는 내다보고 있다. 물론 기독교라는 단일 종교가 가장 힘이 세던 때 국제적으로 결정된 일이긴 하지만 역사의 움직임은 미묘한 것이어서 힘이 센 어떤 개인이나 국가가 나선다 하더라도 기원 2021년을 다른 기원과 바꿔 놓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금년이 서기 2021년이 된 것은 예수가 그리스도라고 믿는 사람들이 큰 힘을 발휘하여 기원 원년을 예수가 탄생했다고 생각한 그 해로 잡아 그렇게 된 것인데, 예수의 탄생 자체가 어는 해인지 명확하지는 않기 때문에 다른 의견이 나올 수도 있지만,  역사의 기원을 2021년 전으로 잡은 것은 역사상의 엄청난 작업을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와서 예수가 그보다 몇 년 전에 출생했든 몇 년 후에 태어났든 어떤 증거를 제시 한다 해도 올해가 2021년이라는 사실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다.

      서력기원을 쓰게 된 경위야 어찌 되었건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에게 있어 연대라는 것은 그토록 중요한 것인데 그 많은 연대를 다 기억할 수는 없고 그 중에 중요한 것을 발판으로 기억하여두면 역사의 연대를 기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의 경우는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미 대륙을 발견한 해인 1492년, 그 연대 하나를 중심하여 역사에 일어난 몇 가지 사건의 연대를 기억한다. 그보다 백 년 전인 1392년에는 조선조가 개국하였고 그보다 100년 뒤인 1592년은 임진왜란이 일어난 해라고 연결짓는 방식이다.  만일 내가 콜롬부스의 미대륙 발견이 어느 해인지 잊게 되면 조선 조의 개국도, 임진왜란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 할 것이다.

      예수가 탄생하신  해를 '기원 원년'으로 삼는다는 것은, 물론  나는 거기 참여한 바가 전혀 없지만, 예수가 그리스도임을 믿는 내 입장에서는  매우 감동스럽고 또한  감사한 일이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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