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28(일)등대지기(1015)

 

등대지기

    아일랜드의 민요에서 시작됐다는 <등대지기>라는 노래가 우리나라에서도 널리 불릴 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순진한 마음에 아직도 많은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얼어붙은 달그림자 물결 위에 차고

                         한 겨울에 거센 파도 모으는 작은 섬

                         생각하라 저 등대를 지키는 사람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을

 

                         모질게도 비바람이 저 바다를 덮어

                         산을 이룬 거센 파도 천지를 흔든다

                         이 밤에도 저 등대를 지키는 사람의

                         거룩한 손정성이여 바다를 비춘다

 

     이 노래를 읊조리면 왜 그런지 마음이 후련하다. 말도 안 되는 몰상식한 일들이 꼬리를 물고 속출하는 세상이긴 하지만 그래도 인생은 살만한 곳이라는 느낌을 되찾게 되고, 그 느낌이 우리들로 하여금 생존의 의욕을 갖게 하는 것이 아닌가.

    추운 겨울의 파도소리는 더욱 무섭다. 기후변화도 두렵고 코로나라는 역병도 걱정된다. 이런 잘못된 세상에 우리는 왜 와서 고생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을까.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겨울의 이 광경이 지구의 전부는 아니지 않은가. 이 사나운 날씨 속에서도 저 작은 섬 가까이에 서 있는 등대는 빛을 밝히며 겁에 질린 항해사들에게 적지 않은 위로를 주고 있는 것이다. 선의에 가득찬 등대지기가 잠 오는 눈을 비비며 등대를 지켜준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우리는 인생을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누가 뭐라고 해도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다. 삶은 죽음으로 변모되고 마침내 영생으로 이어진다. 그런 희망을 가슴 속 깊이 간직하고 우리는 오늘 하루를 정성을 다하여 살아야 한다. 등대지기들의 정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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