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07(토) 열여섯 살에 (3629)

 

일제 때 유행하던 노래에 이런 구절이 생각납니다.
‘아! 섬에서 키운 처녀, 열여섯 살 그 가슴에 사랑이 싹트는 건가?’

옛날에도 도시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은 그 성숙하는 속도가 빠르고 시골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비교적 느리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근래에는 내가 그 나이의 학생들을 대할 기회가 없어서 그들의 성숙도가 얼마나 빨라졌는지 짐작도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학교에 다니던 어린 시절에도 남녀를 막론하고 중학교에 들어가는 그 나이부터 사춘기가 시작된다고 했습니다.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요즘은 초등학교 5, 6학년 때 그 말 못할 고난의 세월이 시작 된다고 들었지만 확인할 기회는 없었습니다.

후진국이던 우리나라에서 보다는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던 미국 같은 나라에서 사춘기가 좀 더 일찍부터 시작된다는 말에도 일리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잘 사는 나라, 소위 ‘템포가 빠른 나라’ 에서 아무래도 자극을 더 많이 받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특히 성교육을 일찍부터 시작하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스칸디나비아의 몇 나라들에서는 길거리에 성교육이 담겨있는 포스터들이 나붙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성장하던 때의 사춘기를 제대로 회상하지 못합니다. 사람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겠지만 아무런 고민도 없이 사춘기를 보낸 사람은 극히 드물다고 하겠습니다. 한국도 이제는 선진국의 대열에 끼어들었으니 아이들에게 건전한 성교육을 실시해야 마땅한데 그 일을 감당할 만한 준비된 교사가 과연 몇이나 될까 은근히 걱정이 됩니다. 대부분의 사춘기의 아이들은 부모와 그들의 당면하는 고민을 상의하지 못하고 친구들이나 너절한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에 의존을 한다니 매우 심려되는 일입니다. 다행스러운 소식은 아이들 성교육의 중요성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학교장들이 많이 생겼다는 사실입니다.

구시대를 산 우리들은 비교적 큰 자극을 받지 않고 무사히 그 시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자부하지만 왜 고민이 없었겠습니까? 만일 누가 나에게 젊은 세월을 다시 한 번 살아 보겠느냐고 물으면 내 대답은 “아니요” 라는 한마디가 있을 뿐입니다. 오죽하면 “청춘의 가시밭” 이라는 말이 생겼겠습니까?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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