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08(월) -재미없는 세상- (3540)

 

세상이 재미있는 사람들이 좀 나타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재미없는 세상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유머나 우스갯소리만 가지고 재미있는 세상이 되는 것은 아니고 우리들의 가슴에 감동이나 감격을 안겨주는 특이한 인물들이 좀 나타나야 우리가 한국인으로 태어난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정치판을 한 번 들여다보세요. 통쾌하게 생긴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눈에 뜨입니까? 내 눈엔 보이지 않습니다. 도토리 알의 키를 재 봐야 무슨 큰 차이가 있겠습니까? 그저 그렇고 그렇지요. 내가 제일 크다고 하는 자가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 정도를 가지고 우리를 감동시키지는 못합니다.

한말의 인물들 중에서도 우뚝 섰던 김옥균이나 안중근 같은 걸출들을 생각하면 그 시대에 살았으면 얼마나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되었을까 하며 그 날들을 그리워하게 됩니다. 비록 나라를 빼앗기긴 했지만 우리가 주눅이 들어 살지는 않았습니다. 윤봉길·이봉창도, 그리고 이승만·김구도 전국민이 독립 만세를 부른 그 의기로 인하여 그런 큰 일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

조병옥도 일제 시대에는 통쾌한 사나이였습니다. 일자리를 얻지 못해 궁하기 짝이 없던 그가 하루는 잘 사는 친구 한 사람을 찾아가 이렇게 말을 걸었답니다. “얘, 너 나 죽으면 문상 오겠니?” 그 친구가 대답했답니다. “네가 죽었다면 문상 가야지” 조병옥이 이렇게 다시 물었답니다. “너 빈손으로 오겠냐, 아니면 봉투 하나 마련해 들고 오겠냐?” 그 친구가 말했습니다. “네가 죽었다는데 어떻게 그냥 빈소를 찾겠냐. 두둑한 봉투 하나 들고 가지”

그 말을 듣고 조병옥이 손을 내밀며, “그 봉투 지금 다오. 나 요새 정말 힘들다” 조위금이 든 봉투를 미리 받아서 쓰고 간 애국지사 조병옥!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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