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05(금) -인생의 주제가 무엇인가?- (3537)

 

내가 태어나던 날 하나님의 천사가 나타나 “너는 앞으로 90년을 살겠다”라고 일러주었다면 나는 그 천사에게 “농담이시겠죠. 저는 그렇게 오래는 못 삽니다”라고 하였을 것입니다. 그 때에는 내가 아직 말을 배우지 못해서 묵묵부답이었을 겁니다.

장수하는 시대가 이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도 찾아왔기에 나를 향해 “선생님, 백 세는 사시겠습니다” “아니 120세는 사셔야 합니다”라며 저도 잘 모르는 이야기를 지껄이는 후배들이 많습니다. 나는 “글쎄”라고 한 마디 하고 쓴웃음을 웃습니다. 90을 살기도 힘이 드는데 거기다 10년, 20년, 30년을 요 모양으로 더 살라고 축원하는 것은 실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모든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엄청 늘었다 하여 우리가 누리는 행복의 세월이 늘어난 것은 아니고 오히려 고생스러운 날들을 더 오래 살아야 하는 것이 우리들의 현실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행복한 세월은 짧아지고 인고의 세월만 길어졌다는 말입니다.

인생의 주제가 ‘행복’일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만고불변의 진리인데, 그 행복에서 점점 멀어지는 이 시대를 노래한다는 것은 좀 이치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멀고 먼 내일을 생각하지 말고 오늘 하루만이라도 행복을 누리겠다 결심하고 그 행복을 만들어내는 궁리를 하는 것이 행복의 나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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