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22(금) -오늘을 그토록 기다렸어요- (3523)

 

올해의 동지는 오늘입니다. 23일이 동지인 해도 있습니다. 여름이 절정에 달하는 하지부터 오로지 동지를 기다리며 살았습니다. 해가 매일 조금씩 짧아지기 시작하는 것이 하지라면 동지는 해가 매일 조금씩 길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니 신기하기 짝이 없습니다. 음력만을 사용하던 조상들이 하지·동지, 춘분·추분은 양력으로 계산하였으니 결코 편협한 사람들은 아니었습니다.

경남 김해에 한얼중학교를 세운 강성갑 목사는 해가 길고도 긴 농번기에는 방학을 하여 아이들이 시골집의 농사를 돕게 하였습니다. 교장도 학교 목수도 봉급이 같고 공동 식사를 하던 과감한 개혁이 그 지역의 악인들에게 공산주의자로 몰릴 구실이 되어 6.25 직후 계엄군에게 끌려가 어느 강가에서 무릎 꿇고 기도 한 마디 올린 뒤에 총살되었습니다. 올해 동짓날 새벽에 나는 왜 의인 강성갑을 생각하게 되는 걸까요?

“겨울이 오면 봄이 어찌 멀었으리오?”라고 읊은 영국 시인 쉘리의 이 말 한 마디를 믿고 일 년 내내 살아왔습니다. “If Winter comes, can Spring be far behind?” 동지 지나 열흘이면 소 누울 자리만큼 해가 길어진다고 농사짓는 사람들이 좋아했습니다. 절망의 계절은 가고 희망의 계절이 시작됩니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입니다. 해가 제일 짧은 동지가 아닙니까?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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