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13(수) -가도 가도 끝없는- (3514)

 

울 밑에 귀뜨라미 우는 달밤에
길을 잃은 기러기 날아갑니다
가도 가도 끝없는 넓은 하늘로
엄마 엄마 부르며 날아갑니다

어려서 많이들 부르는 동요의 일절입니다. 가사에 틀린 구절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작사한 사람도 작곡한 사람도 나는 모릅니다. 나는 다만 이 동요를 좋아할 뿐입니다. ‘광대무변’이라는 네 글자가 있기는 합니다. “엄청 넓고 끝이 없다”는 뜻일 겁니다. 그러나 이 어려운 사자성어의 뜻을 옳게 헤아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 동시에는 인간의 가엾은 모습이 여실히 그려져 있어서, 귀뜨라미 우는 소리에, 기러기가 달밤에 어디론가 날아가는 모습에, 삶의 애절함을 느끼게 됩니다. ‘끝없는 넓은 하늘’이라고 하여서 나는 말 못할 외로움에 사로잡히고 벅찬 기쁨에 가슴이 가득 차기도 합니다.

인생이란 그런 것 아닐까요? “끝이 없다”는 상황을 우리는 이해할 수 없지만 ‘무한’이 없다면 ‘유한’이 무슨 가치가 있습니까? 종교는 왜 있는가 한 번 생각해 봅시다. 물론 사람들의 머리로 그려놓은 ‘신’이요 ‘절대자’이기는 하지만 ‘무한’은 있어도 ‘신’은 없다면 말이 안 되지요. ‘영원’은 있는데 ‘절대자’는 존재하지 않는다면 인간의 생존에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우주는 무한하고 오늘은 ‘영원’에서 온 것이라면 인간의 생존은 그 가치가 엄청난 것이라고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달밤에 ‘엄마 엄마 부르며’ 날아가는 저 기러기처럼 나도 영원의 나라를 향해 끝없이 날아가겠습니다. 오늘 하루라도!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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