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10(일) -민주주의에도 종말이 있나?- (3511)

 

봉건제도라는 말은 들었지만 그런 사회에서 생활한 경험은 없습니다. 일제시대에 태어나서 20년 가까이 살았기 때문에 권력의 정상에 앉은 국왕이 신격화돼 있는 사회를 잘 압니다. 학교장이 교정에 학생들을 모아놓고 훈화를 하다가 “천황께서…”라는 한 마디가 그 입에서 튀어나오면 모든 교직원과 학생들이 곧 ‘부동자세(不動姿勢)’를 취해야 하는 그런 세상입니다.

6.25 사변이 터지고 대통령이 라디오를 통하여, “서울을 사수할 터이니…”라고 다짐한 그 말만 믿고 피난을 가지 않고 어물어물하다가 서울에서 반동분자로 몰려 90일 동안 시달린 시민들의 말을 듣고 공산주의가 얼마나 잔인한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해방될 때 이북에 살았으므로 소련군의 등에 업혀 김일성이 평양에 입성하여 하던 짓들을 목격하고 월남한 사람이라 인민군의 남침이 어떤 불행을 초래할 것인지 미리 알고 있었습니다. 이승만이 헌법을 갖춘 민주공화국을 세운 뒤에도 장기집권, 4.19, 5.16, 신군부의 등장 등을 경험은 했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이 내가 경험한 어떤 체제보다도 살기 좋은 체제라고 믿습니다.

그런데 민주주의의 총본산이요 민주정치의 종주국으로 추앙되어온 미국이 대통령으로 트럼프를 선출하고 나서는 민주정치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민주적 지도자를 뽑은 게 아니라 민주적 방법으로 ‘전제 군주’를 선출한 셈입니다. “America First”가 아니라 “Trump First”라고 여겨지는 이 사람의 전횡은 전 세계의 모든 독재자들마저 ‘어안이 벙벙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에 ‘Pro-North Korea’, ‘Pro-China’로 방향을 잡은 대통령이 탄생한 것도 힘겨운 일인데, 북미합중국에 전제 군주가 민주적 방식으로 선출된 사실은 민주주의의 종말을 예고하는 것 같아 섬짓합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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