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07(목) -이렇게 무너지면 안 되는데- (3508)

 

1920년대에 태어난 우리들은 ‘미국의 세기’(American Century)를 살았습니다. 소련과의 대치와 반목과 분쟁이 수십 년 계속되었으나 그 냉전은 미국의 판정승으로 끝이 났기 때문에 우리는 중국이 주도하는 세계의 미래를 상상도 못하고 있습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자랑하던 대로마제국도 동서로 갈라진 뒤에는 합치지 못하고 서로마제국은 기원 5세기에, 동로마제국은 1천년을 더 버티다 드디어 15세기에 패망하여 그 위대했던 제국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 뒤를 이었던 대영제국도 300년 가까이 세계를 지배하였지만 19세기가 끝날 무렵에 퇴장한 셈입니다.

미국이 세계의 최강국으로 등장한 것은 20세기 초에 벌어진 제1차 세계대전이 그 계기가 된 듯합니다. 미국의 윌슨(Woodrow Wilson) 대통령은 1914년에 터진 이 전쟁에 대해 초연한 입장을 취한 것을 자랑으로 내세워 대통령에 재선되었다고 할 수 있지만 끝까지 미국이 개입하지 아니하면 독일황제 뮐헬름 2세의 세계정복의 야욕을 영국과 프랑스의 군사력만 가지고 분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윌슨은 종래의 입장을 바꿀 수밖에 없었습니다. 1917년 미국은 독일에 대해 선전을 포고하였고 수백만 미군과 막대한 양의 군수물자가 유럽전선에 투입되어 그 이듬해 11월 11일 11시에 독일은 연합군에 대해 항복하고 미국은 명실 공히 자유진영의 맹주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100년의 세월이 흘렀고 부동산업자 트럼프가 미국의 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하였고, 오늘 미국은 만인 주시 하에 정신적으로, 도덕적으로 무너지는 추태를 보여주고 있는 듯합니다. 그 날이 예상보다 너무 빨리 온 것 같아 우리는 모두 어리둥절하고 있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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