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0(월) -하늘도 우리를 버리셨나요?- (3491)

 

최근에 터진 포항의 지진은 한국인의 자부심을 많이 꺾었다고 생각됩니다. 세계 도처에서 일 년에도 몇 차례씩 지진이나 해일(쓰나미), 태풍이나 홍수가 엄습하지만 한반도만은 매 해 큰 피해를 면하고 여태껏 살아왔습니다. 우리는 <애국가>를 부를 때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라는 대목에 이르면 중국, 인도, 동남아, 아프리카, 남미 등지에 빈번히 일어나는 천재지변을 연상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이웃나라 일본이 해마다 겪는 그 참극을 목격하면서, 묘하게 우리를 피해가는 태풍과 지진은 ‘신의 은총’이라고 믿고 우리가 은근히 교만했던 것이 사실인데, 그 재앙이 벌어진 다음 날 실시될 예정이던 ‘수능 시험’을 1주일이나 연기할 수밖에 없었던 강한 지진을 우리도 겪고 이젠 할 말을 잃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공연했던 우리의 자존심이 큰 손상을 입은 느낌입니다. 우등생이던 우리가 열등생으로 전락한 것 같은 부끄러움도 있습니다. 부당한 교만이 큰 타격을 면치 못한 셈입니다. 근거 없는 교만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말입니다.

지진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멕시코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칠레에 들렀더니 교포들이 이 나라에서는 지진이 하도 잦아 모든 건축물의 준공 검사를 맡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고 불평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러나 거기서 그런 말을 들을 때 우리나라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이야기로만 들렸습니다.

내가 이 나라의 남과 북에서 90년이라는 긴 세월을 살았는데, 최근에 이르러 경주 근방에 소규모 지진이 있었다지만 그것은 이번의 포항이 겪은 그런 무서운 지진은 아니었습니다. 앞으로는 우리도 각오를 단단히 하고 집도 짓고 길도 닦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이번 지진으로 부상자는 있으나 단 한 사람도 목숨을 잃지는 않았다는 사실 때문에 계속 애국가는 힘차게 부르면서 ‘하느님이 보우하사’라는 일절에 변함없이 감동하게 되겠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No.

Title

Name

Date

Hit

3161

2018/03/13(화) 청춘의 꿈 (3604)

김동길

2018.03.13

2062

3160

2018/03/12(월) 도산을 본받아 (3603)

김동길

2018.03.12

2035

3159

2018/03/11(일) 주인과 하인 (3602)

김동길

2018.03.11

2257

3158

2018/03/10(토) “거짓말이야” (3601)

김동길

2018.03.10

2335

3157

2018/03/09(금) 꽃샘추위 (3600)

김동길

2018.03.09

1947

3156

2018/03/08(목) 다시는 이런 일이! (3599)

김동길

2018.03.08

2610

3155

2018/03/07(수) 누구를 위해 봄은 오는가? (3598)

김동길

2018.03.07

2376

3154

2018/03/06(화) 분단이 우리만의 문제인가? (3597)

김동길

2018.03.06

2440

3153

2018/03/05(월) 사랑에는 거짓이 없나니 (3596)

김동길

2018.03.05

2492

3152

2018/03/04(일) 영원한 것이 없다면 (3595)

김동길

2018.03.04

2260

3151

2018/03/03(토) 나는 옛것이 좋아 (3594)

김동길

2018.03.03

2461

3150

2018/03/02(금) 나라를 사랑하는 길 (3593)

김동길

2018.03.02

2369

[이전] [1][2][3][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