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5(수) -조금은 병든 사회- (3486)

 

우리가 한 달에 한 번 모이는 Lincoln Academy에 참석한 오정무 박사는 링컨이 남긴 이런 글 한 편을 우리에게 소개하면서 우리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하였습니다.

근검절약을 권장하지 않는 것으로 번영을 이룩할 수는 없다. 강자를 약화시킴으로 약자를 강하게 만들 수도 없다. 노임을 주는 자를 좌절시킴으로 노임을 받는 자를 도울 수 없다. 계급간의 증오심을 조장함으로 인간의 동포애를 육성할 수 없다. 부자를 때려눕힘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도울 수도 없다. 버는 것보다 더 많이 쓰면서 경제적 난관을 돌파할 수도 없다. 사람의 창의성과 독립심을 앗아감으로 그를 인격 있는 용감한 사람이 되게 할 수는 없다. 각자가 스스로 마땅히 할 수도 있고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을 대신 해주면서 그들을 영원히 도울 수는 없는 일이다.

파리에 유학 중인 젊은 학생 최지연이 나에게 보낸 편지에 이런 말이 적혀 있었습니다. “과거에 일어난 일을 현재에 와서 바로 잡는다는 것은 제가 볼 때에는 조금 비윤리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를 통해서 현재를 바라보는 것은 건강한 생각이라고 여겨지는 반면 과거에 일어난 일들을 그렇지 않았던 상태로 다시 되돌리려고 현재의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조금은 병든 사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그저 과거에 일어난 그 일이 한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취미나 취향에 맞지 않는다고 하여 현재가 과거를 고치려고 드는 것은 어찌 보면 오만한 행동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교수님께서 자주 인용하시는 E. H. Carr의 말처럼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그 편지의 일부를 여기에 옮겨 적었습니다. 새 시대의 지성들이 얼마나 날카로운지 감탄하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오늘의 잘못을 바로잡을 생각은 하지 않고 과거의 잘못만을 파헤치려 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조금은 병든 사회’이기 때문이라고 나도 생각합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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