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12(목) -노조는 누구를 위하여- (3452)

 

어리석은 질문 같지만 한 번 던져야 할 질문이라고 생각되어 이 새벽에 이런 글을 씁니다. 노동조합은 누구를 위해 있는 조직입니까? 한 사람의 힘보다는 두 사람, 세 사람의 뭉친 힘이 월등하게 강하기 때문에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사회에는 각종 조직과 단체가 있기 마련입니다. 노조도 그런 집단 가운데 하나입니다.

일전에 어떤 모임에서 KBS의 현직 이사장이 노조로부터 임기 전에 사표를 제출하고 그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하여 거기 참석했던 노인들을 모두 놀라게 하였습니다. “어떻게 노조가 감히 그런 일에 앞장 설 수 있을까?”하는 생각 때문에 우리는 괴로웠습니다.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 자유민주주의의 체제 자체를 부인하는, 있을 수 없는, 있어서는 안 될 불법 행위라는 인식이 우리들에게 있었기 때문입니다. “노조가 원하지 않는 사람은 임기 전에라도 밀어낼 수 있다”고 하면 그것은 민주적 대원칙을 무시한 월권행위라고 볼 수밖에 없는 겁니다.

스탈린의 독재 하에 시달리던 소련에는 노조가 없었고, 있었다고 해도 집단적인 파업은 불가능하였습니다. 오늘 김정은이 독재하는 북조선에 노조가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지만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했다는 소식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사회주의가 완벽하게 실시되는 사회라 노조가 필요 없다고 주장하면 나도 할 말은 없지만 북의 인민공화국이 그런 나라라고 여겨지지는 않습니다.

노동조합은 민주적 헌법과 체제를 전제하고, 그런 사회에서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 증진하기 위해서만 ‘존재의 이유’가 확실한 사회집단 중 하나입니다. 그 이상일 수도 없고 그 이하일 수도 없다는 확실한 원칙이 있어야만 합니다. 노조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회는 민주사회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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