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11(수) -내 죄가 내 앞에 있사오니- (3451)

 

사람은 자기가 지은 죄를 잊을 수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가 됩니다. 자기의 범죄 사실을 부인한다고 해서 그 사실이 소멸되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용서를 받을 수만 있으면 범죄가 인간에게 주는 가책과 고통에서 우리는 벗어날 수 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용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시로 찾아와 눈물로 통회한다면 용서한 사람의 입장이 난처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6.25 전쟁이 터진 그 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습니다. 1950년 12월 19일에 나는 내 친구 이근섭과 함께 제2국민병으로 소집되어 창경원에 집결하였다가 도보로 부산까지 강행군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날 세수도 못하고 장호원을 거쳐 문경새재 가까운 곳에 자리 잡은 수안보에 도착했는데, 일본 가옥에 온천장이 꼭 하나 있어서 전원이 거기서 ‘팔자에 없는’ 온천을 하게 되었습니다. 중공군이 김일성 편을 들어 압록강·두만강을 넘어 남하하는 바람에 유엔군의 한반도 통일은 ‘이룰 수 없는 꿈’이 되었던 그 무렵의 일입니다.

뜨거운 온천을 한 번 하고 나오니까 묵은 때가 싹 없어지고 깨끗한 새 사람이 된 느낌이었습니다. 매일 목욕재계 하는 사람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회개한 죄인’이 된 것입니다. 정말 날아갈 듯이 가벼운 마음이었습니다.

나는 나름대로 신앙을 생각하는 삶을 살면서 가끔 수안보의 그 저녁을 회상하게 됩니다. 죄는 무서운 것이지만 한 번 씻음을 받았으면 ‘용서 받은 기쁨’을 잃지 말고 명랑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입니다. “내 죄가 내 앞에 있음‘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는 ’용서 받은 죄인‘이기 때문에 지옥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나는 반드시 천국에 가야 할 사람입니다. 그 곳에 가야 만날 수 있는 몇 분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나의 신앙은 이렇게 단순하고 평범합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No.

Title

Name

Date

Hit

3209

2018/04/30(월) 10년의 세월이 가고 (3652)

김동길

2018.04.30

27954

3208

2018/04/29(일) 남북은 어데로 가나? (3651)

김동길

2018.04.29

2669

3207

2018/04/28(토) 같은 낱말이지만 (3650)

김동길

2018.04.28

2354

3206

2018/04/27(금) 사과가 바나나가 될 수 없다 (3649)

김동길

2018.04.27

2595

3205

2018/04/26(목) 어쩔 수 없는 일을 (3648)

김동길

2018.04.26

2014

3204

2018/04/25(수) 감상주의로는 안 된다 (3647)

김동길

2018.04.25

2009

3203

2018/04/24(화) 꽃보다 아름다운 것도 있다 (3646)

김동길

2018.04.24

1826

3202

2018/04/23(월) 급격하게 변하는 세상 (3645)

김동길

2018.04.23

2009

3201

2018/04/22(일) 세상이 냉랭한 까닭 (3644)

김동길

2018.04.22

1934

3200

2018/04/21(토) 그런 날들도 있었는데 (3643)

김동길

2018.04.21

1782

3199

2018/04/20(금) 낙환들 꽃이 아니랴 (3642)

김동길

2018.04.20

1942

3198

2018/04/19(목) 4.19가 어제만 같은데 (3641)

김동길

2018.04.19

2209

[이전] 1[2][3][4][5] [다음]